일부 교회의 몰상식한 코로나 대응 ‘사회적 물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지난 수요예배에서 코로나 예방 카드 성도들에 배포
‘소금물 분사’부터 ‘백신=베리칩’ 논란까지 … 잘못된 정보 왜 계속되나

가 -가 +

기독타임스
기사입력 2021-02-22 [16:27]

▲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성도들에게 나눠준 ‘코로나 예방 카드’.     ©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회의 비과학적이고 몰상식한 행동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의 초대형교회로 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카드를 성도들에게 배포했다가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아이굿 뉴스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지난 3일 수요예배 광고 시간을 이용해, “소지만 하고 있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차단되고 심지어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카드를 전 교인들에게 나눠주겠다. 카드에서 3D 파장이 나와 이를 소지한 사람 가운데 단 한 명도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고, 확진된 사람도 속히 치유가 됐다”고 발언했다. 

이 목사는 또 “연세대 교수가 개발한 카드를 교회의 한 장로가 구입해 전 교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게 됐다”며 “카드 자체에 대해 의심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있었다. 이 목사가 언급한 교수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소속으로, 해당 교수는 최근 발간된 자신의 책에서 ‘코로나19 예방 카드’에 디지털 3D 파동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실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일부 교인들에게 배포한 카드에는 16개의 각자 격자무늬 타일 위에 ‘ANTI-COVID19’, 한자 癒(병나을 유)’ 등의 글자가 쓰여 있다.

이 목사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다수 언론들이 보도에 나섰다. 교회 안팎에서 큰 파장이 일었고, 교회로 문의와 항의전화도 빗발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 문제가 된 카드가 ‘부적’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청년국의 A씨는 “교회가 왜 이런 비상식적인 행보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가족도 목사님 말씀이기에 철석같이 카드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사님들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발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결국 지난 5일 해명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사과했다. 

교회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된 상황에서 깊이 검토하지 못하고 소개하는 바람에 성도들과 일부 언론, 기관으로부터 문의가 잇따라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려와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신청하는 성도들에게 나눠주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교회의 사과가 있었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는 카드가 책임 있는 교회 안에서 소개된 데 대한 비판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카드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교수가 과거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팔았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속칭 ‘물 박사’ 사건의 당사자라는 점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인 송태호 원장(송내과)은 “카드를 통해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며 “의학적으로 어떤 것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문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정확히 디자인이 된 방법에 의해서 충분한 대상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논문이 나와야 하는데 검증 없이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기독교인들을 향한 비판과 자성이 이어졌다.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게시물이 쏟아졌는데,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독한다며 교인들의 입에 소금물을 분무했던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교회 사례를 시작으로 잘못된 정보로 인해 한국교회에서 벌어졌던 온갖 해프닝들이 재소환됐다.

은혜의강교회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초반이던 당시 이 교회에서는 135명의 교인에게 소금물을 분사했다. 분무기를 소독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계속 뿌렸던 것이 코로나 확산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부러 코로나를 옮기려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소금물이 바이러스 소독에 좋다더라”는 잘못된 정보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8월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외 집회가 열렸다. 당시 전 목사는 “외부 집회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며 모임을 종용했다. 그러나 전 목사 스스로 코로나에 감염됐고 여러 전문가들이 8.15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주에 위치한 BTJ열방센터가 코로나19 확산의 고리 역할을 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센터를 운영하는 인터콥선교회의 대표 최바울 선교사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그들의 노예가 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게이츠를 코로나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IM선교회 역시 의학적 상식과 방역수칙을 무시했다가 대거 확진자를 배출했다. IM선교회 마이클 조 대표는 “방학 때 2천명을 모아 수련회를 했기에 내가 슈퍼 확진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인데 한 명도 걸리지 않았다. 하나님은 저희를 과학적으로 지켜주신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틀리고 말았다.

송태호 원장은 “종교적 권위를 가진 대형교회 목회자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 교인들은 오도될 수 있다. 강단에서의 의학적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라며 “규모가 있는 단체라면 내부에 이를 검증해줄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 내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일방적인 비판으로 치부하지 말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한국교회에 요청되고 있다. 

기독타임스 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진리의 나팔수 기독타임스. All rights reserved.